Story of Cass 머리말
바텐더 카ㅡㅅ. 이야기를 시작하며...
우리는 지금 사람들의 만남 속에서 음료(알코올 함량이 있든 없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세상을 살고 있다. 거래처의 방문 속에서 간단한 자판기 커피를 함께 할 수도 있고, 티백이 담긴 녹차를 마시기도 한다. 시간이 좀 더 주어지고 환경이 도와준다면 커피 전문점에 가거나 차 전문점에서 보다 향이 깊고 맛이 진한 음료들을 즐기며 만남을 가지기도 한다. 요즘은 음료 전문점이 도심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어렵지 않게 다양한 기호 음료들을 접하며 만남을 가질 수가 있는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저녁이 되면 다양한 BAR 혹은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주류를 매개체로 한 만남을 이어갈 수도 있다. 직장동료, 학교 친구, 거래처, 기타 등등의 다양한 만남이 저녁 식사와 함께 혹은 그 이후 한 차례 더 이어지는 경우,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음료이다. 이쯤이면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 즉, 맥주, 와인, 기타 증류주 등이 주를 이루어 만남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고 즐거움을 배가 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칵테일은 어색하게 얼어있는 만남의 분위기를 스물스물 녹여주는 마법과도 같은 음료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음료에 다른 하나의 음료가 섞여 새로운 맛을 내는 칵테일은 21세기를 대표할 수 있는 음료가 되어가고 있다. 칵테일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을 지을 수 있는데, 무알코올 칵테일과 알코올 칵테일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칵테일을 접하고 있는지 커피 전문점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에스프레소 커피 자체를 마시는 마니아가 있는 반면 그 외 주종을 이루는 사람들은 에스프레소를 물을 희석시킨 아메리카노(론 블랙)를 마시거나, 우유나 크림, 기타 시럽 등을 혼합하여 다양한 맛을 선택하여 마시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주점 등에서 소주의 독한 맛에 가벼운 청량감을 더하기 위해서 맥주와 혼합하여 마시기도 하고 맥주에 위스키를 빠뜨려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는 검사들의 얘기 또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칵테일이다. 두 가지 이상의 음료들을 자신만의 황금 비율에 맞춰 주조하여 마시거나 자신의 기호에 적합하게 주조해주는 BAR나 전문점에 가서 마시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렇듯 칵테일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20년간 칵테일에 대해 몰입한 생활을 기념하여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으며, 칵테일에 대한 정의도 내려 보았다.
“칵테일은 종합 예술이다.”
자신의 분야라고 너무 치켜세운 듯이 볼 수도 있겠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일리가 있는 말이다.
사람들이 영화를 종합 예술이라고 하듯이 창작 칵테일을 만드는 행위 또한 종합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창작 칵테일을 준비하는 순간은 영화감독과 같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어떤 영화를 만들 것인가?”
“어떤 칵테일을 만들 것인가?”
비슷하지 않은가? ^^ (머리말에 이모티콘이 들어간 책이 몇 권이나 될까?)
우선, 어떤 분위기에 필요한지 고민을 하고 선택을 한다.
비 내리는 한산한 저녁에 업무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들른 직장인을 위한 칵테일이 이 세상에 필요하다는 갈망이 있어야 한다.
다음은, 칵테일의 전반적인 맛을 결정해야 한다.
말을 많이 했을 가능성이 높고 활동도 잦고 나름 스트레스도 받았을 직장인에게 청량감이 감도는 상큼한 맛은 일품일 것이며 집으로 가는 내내 입가에 머물러 있을 칵테일에 도전을 해본다.
주연 배우로는 기타 주류들의 컬러를 살리고 주스 등의 맛을 돋보이게 해줄 보드카나 화이트 럼이 좋을 것 같다. 이것의 함량에 따라 알코올 도수가 결정되는데 알코올 도수는 10도가 넘어서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이유는 너무나 벌건 얼굴로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자칫 수치스런 경험을 하게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빛깔은 한눈에 봐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블루나 그린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으니 조연 배우로는 메론 맛이 나는 미도리(Midori)나 블루 큐라소(Blue curacao)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칵테일 양은 너무 적지도 많지도 않은 10온스(약300㎖) 정도가 좋을 것 같다.
공간적 배경인 글라스 선정이 관건인데, 12온스의 콜린스(Collins)에 얼음 넣고 거품을 내면 양은 얼추 맞을 듯하지만 모양이 좀 투박하니 10온스 필스너(Pilsner)는 어떨까? 글쎄, 너무 키가 큰가? 그럼, 브랜드 글라스인 스니프트(Snifft)로 할까? 아니야, 배가 너무 나왔고 둔해 보여. 그래! 양이 좀 적더라도 샤프한 칵테일 글라스(Cocktail glass)가 좋을 것 같아! 그것으로 선택하여 배경을 마련한다.
이젠 맛이다.
맛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주스, 믹스도 한 몫을 하지만 그전에 제 3의 술이다.
요즘 영화에서 넘버 3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처럼 칵테일에서도 제 3의 술은 입 안에서 잔잔한 여운을 남겨주며 전체적으로 디테일이 뛰어나고 안정된 꽉 찬 맛을 내주는 역할을 한다.
체리 맛? 컬러가 붉은 계열이라 그린이나 블루에 안 맞지.
살구는? 에프리코트 브랜디의 상큼한 향은 일품이지만 컬러가 호박색이라 좀 그렇군.
피치! 복숭아 맛과 향은 상큼함을 제대로 살려주지. 컬러도 없으니 이상적이군.
코코넛 맛은 어떨까? 느끼한 맛을 낼 수도 있지만 약간은 괜찮을 것 같은데.
좋아! 피치와 코코넛 둘을 선택하겠어.
그럼, 술은 총 네 가지가 들어가는군.
남은 것은 주스나 믹스, 혹은 시럽인데, ……
이렇게 탄생한 칵테일이 바로 “멜론 볼(Melon Ball)”이다.
칵테일 이름을 정하는 것은 영화 제목 정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의미는 기본으로 있어야 하며 한번에 듣고 호기심을 자극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이름만으로 어떤 맛과 색이 날지에 대한 가늠이 가능한 이름이 좋은 이름이기 때문이다.
멜론은 평화, 평안을 의미하는 그린 컬러를 대표하는 과일이고 그러한 멜론볼을 손안에 쥐어주듯이 선사하며 오늘 평안한 밤이 되길 바란다는 한마디면 고객은 흡족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이런 칵테일을 탄생시키는 것이 바로 바텐더이다.
바텐더는 칵테일만 알아서는 안 된다. 막걸리, 맥주, 와인, 소주, 청주, 위스키 등의 기타 증류주, 수많은 혼성주(Liqueur), 커피, 차, 기타 수많은 음료들에 관심을 갖고 알아가야 한다.
음료의 범위는 그 끝이 없기에 칵테일에 과일만 매치 시킬 것이 아니라 각종 채소를 비롯한 각종 향신료와 양념들까지 모두 그 범주 안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
말 그대로 소믈리에, 바리스타의 능력도 가져야 하며, 채소 가게 아저씨만큼이나 채소를 잘 알아야 하고 양식, 중식, 일식, 한식 주방장처럼 요리에도 관심이 많아야 한다. 이렇게 할 것이 많고 갈 길이 먼 것이 바로 바텐더란 직업이다.
세상에 이런 바텐더가 많아진다면 좋겠다.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취하게 하는 장사꾼 바텐더가 아니라 맛있는 칵테일, 혹은 그 어떤 음료라도 마시는 동안에 기분 좋은 시간을 갖게 하여 집으로 보내주는 명인 바텐더가 많은 세상을 나는 늘 꿈꾸며 산다.
감사의 글
밤을 낮처럼 오후를 새벽처럼 살아가는 이 세상의 바텐더들 힘내세요.
세상 그 어디에도 밤에만 꼭 잠을 자야 한다는 법은 없으며 나이 들면 할 일이 아니라고 말 할 자격이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고객과 바텐더들과 함께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2세에게도 당당한 직업이 될 수 있답니다. 어떻게든 술 한 병 더 팔아서 매출을 올릴까 하는 고민에 같이 마셔주고 같이 취하여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늘 상 향하는 것도 자신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런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하루하루를 본다면 그렇게 사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먼 훗날까지 기약을 한다면 더 주문을 하는 고객을 자제시키고 다음을 기약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결국, 평생직장은 없을지 몰라도 평생 직업은 자신의 선택 여하에 따라 결정이 된다고 봅니다.
바텐더 직업의 막중한 미래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스스로 알아야 합니다.
독신자들과 외롭고 고독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향락과 퇴폐적, 그리고, 음성적 유흥 문화가 확대되어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건전한 주류 문화 형태의 역할은 어두운 하늘의 블루스카이가 될 것 입니다. 자부심과 그 이상의 자긍심을 가져도 되는 직업입니다. 아무리 IT와 자동화 시스템이 강화된 산업이 발전을 한다고 해도 바텐더 직업만큼은 인간이 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끝으로 나의 바텐더 역할에 늘 응원해주고 자신도 크면 꼭 바텐더가 되겠다고 말하는 예쁜 수하, 테니스계의 김연아가 되겠다며 오늘도 맹연습을 하고 있는 멋진 하, 사랑한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힘을 주신 더플래어 바텐더, 바텐더 아카데미 레서퍼 강사들, 다크, 파티를 만드는 사람들, 디당 디자이너들, 내 대학 제자들, 학현사 관계자님들, 특히, 폴과 전략기획팀의 주디, 꼬레, 실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Ps. 회사 창립에 젊은 시절 에너지를 함께 나눈 안토니오, 본드, 제임스, 아파치, 넥스, 리차드, 프린스, 앤더슨, 데니에게 감사드립니다.
ㅣ 차 례 ㅣ
I. 음료의 이해 01
1장 음료 02
1. 음료의 역사 02 / 2. 음료의 개념 05 / 3. 음료의 분류 06
II.
■ 박 재 우
닉네임: 카ㅡㅅ.(Cass)
생년월일: 1971년 1월 17일 전주 태생
대성 고등학교 졸업
경북 대학 졸업(관광 통역 학과)
- 1989년 바텐더 입문
- 1991년 뉴스타 호텔 입사
- 1992년 3월 T.G.I. Friday’s 입사
- 1995년 T.G.I. Friday’s Manager 발령
- 1996년 8월 The Flair(더플래어) 입사
- 1997년 12월 파티를 만드는 사람들 창립
- 2000년 3월 바텐더 아카데미 레서퍼 개원
- 2000년 3월 파티를 만드는 사람들 법인 전환
- 2002년 중국 베이징 더플래어 개점(해외 첫 진출)
- 2002년 GOLD SHAKE CUP 세계 바텐더 대회 1회 개최
- 2003년 1월 ㈜스토바나 창립
- 2004년 더플래어 국내외 20호점 개점
- 2004년 GOLD SHAKE CUP 세계 바텐더 대회 2회 개최
- 2006년 GOLD SHAKE CUP 세계 바텐더 대회 3회 개최
- 2007년 더플래어 사이판 점 개점
- 2007년 Corea Dart Family(CDF) 다트 대회 개최
- 2009년 디당디자인 회사 법인 창립
- 현 ㈜파티를 만드는 사람들 대표이사
- 현 한국 관광 대학 교수 재직 중
【수상경력】
- 1994년 T.G.I. Friday’s LONDON 세계바텐더 대회 동양인 최초 3위 입상
- 1997년 BEEFEATER WORLD INTERNATIONAL 바텐더 대회 챔피언 (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