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발표에 의하면 2016년 7월, 8월이 지구 평균온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되었으며,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도 2016년 8월가지 16개월 연속으로 월별 최고온도기록이 깨졌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런 추세로 볼 때 2017년 역시 지구 기온은 188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 로하차라섬(Lohachara)을 시작으로 2013년 현재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에 잠긴 유인섬은 18개이고, 지금도 40여 개 국가의 섬들이 가라앉고 있으며, 섬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기후난민이 수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생태계의 불균형이 초래되어 초대형 허리케인, 화산폭발, 지진, 홍수, 가뭄 등의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대다수 기상학자 및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후변화를 대기 중 온실가스의 지속적인 증가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어 북극의 빙하가 녹고 기존 생태계가 교란되어 나타난 필연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중에서 부피 비중이 가장 큰 이산화타소는 인간에 의해 야기된 온실효과의 약50~60%에 대한 원인제공을 하고 있고, 인위적 이산화타소 배출량의 80~85%는 화석연료의 사용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후반까지 인류는 산업화, 공업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전 및 열 생산과 수송부문의 주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의 사용을 확대하여 왔으며, 향후 전기차 및 수소차의 점유율이 내연기관 자동차를 앞지르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본격적인 전환 및 대체가 이루어질 때까지 화석연료의 높은 의존도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기상기구(WMO)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지구의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가 195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 심리적 저지선인 400ppm을 기록했으며, 특히 최근 들어 이산화탄소 증가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국제사회는 1992년 6월 유엔환경개발회의(UNCEO)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채택하고 온실가스의 인위적 방출을 규제하는 데 있어서 국가별 실행과 감축안을 논의, 도출하였다. 1997년 교토에서 개최된 제3차 당사국 총회(COP)에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38개 국가에 대하여 온실가스 감축의무이행이 부여되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였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의 비용효과적인 감축과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하여 배출권거래제(ETS), 공동이행제요(JI), 청정개발체제(CDM) 등의 신축성 메커니즘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세계 최대 오실가스 배출국 중국을 비롯하여 인도, 한국 등 상위 10위권에 드는 국가들이 감축의무의 유예를 받았고 미국은 국내 산업보호의 이유로 중도에 탈퇴함으로써 교토의정서의 실효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다. 2015년 파리 COP21에서 교토의정서를 보완, 대체할 신기후변화 협정을 채택하여 선진국, 개도국 여부에 관계없이 196개국 모두 감축의무를 이행하기로 합의하였다.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EU 등 주요 배출국들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5~65%가지 줄이는 자발적인 감축목표를 제시하고 5년마다 감축목표를 상향조정하기로 하였다. 한국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예상배출량 대비 37% 감축목표를 제시하였다.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달성은 산업부문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어떻게 비용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줄이기 위해서는 저탄소 생산시설 및 공정의 도입을 통하여 화석연료의 효율성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생산비용을 증가시켜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저탄소 정책의 아젠다에 대한 성공 여부는 이산화탄소의 감축에 따른 산업의 경쟁력 및 경제성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최소화하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지속가능한 저탄소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위해서는 기후변화의 본질을 이해하고, 탄소 배출량의 목표 설정과 효율적인 규제수단의 선택이 이루어지도록 관련 분야의 경제이론을 제시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동향 등 체계적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저탄소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생변수 등에 관해서도 심도 있는 고찰이 병행되어야 한다.
본고는 지속가능한 저탄소 성장을 위한 사회적 최적 수준의 탄소 배출량을 도출하는 데 있어서 충족되어야 할 경제적 조건들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는 데 사용가능한 효율적인 경제적 유인수단들의 장단점과 특성에 관하여 살펴본다. 특히 교토의정서에서 채택된 이후 EU를 중심으로 여러 국가에서 도입한 배출권거래제의 운영원리, 이산화타소를 감축하는 데 사회적 비용을 얼마만큼 줄일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비용절감효과 등을 중심으로 집중 분석을 시도한다. 또한 최적 수준의 탄소 배출량을 결정하거나 효율적인 적정 탄소세를 부과하는 데 있어서 지구온난화의 피해규모를 추산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여러 환경영향 가치측정 기법 등을 소개한다. 그리고 저탄소정책을 효과적으로 수립하는 데 있어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화석연료 시장의 변화, 특히 셰일가스 등과 함께 국제유가의 움직임,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현황 및 기술발전 추이, 그리고 탄소제로 환경의 지향과 자연재해나 안전관리 부실로 인한 방사능 누출 및 핵폐기물 처리문제의 양면성이 내표된 원자력발전 정책과 확대 추이 등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본고의 출판은 완성이 아니라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출발점에 지나지 않는다. 탄소경제라는 한정된 주제에 집중하다보니 내용의 분량이나 다양성 면에서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출판시기를 놓고 고심하다가 이산화탄ㄴ소의 무분별한 배출로 지구온난화 현상과 기후변화 피해의 심각성이 관찰되는 현 시점에서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한 체계적인 부석이 시급히 요구된다는 판단 하에 출판을 결정했고, 차후 개정판과 증보판을 통하여 내용 및 범위를 점점 확대학도 하였다. 향후 탄소규제가 기존 국제통상 패러다임에 미치는 변화를 조명하고, 기후변화의 문제해결에 국가 간 공조가 필요한 만큼 온실가스 규제의 국제동향을 국가별 저탄소정책 및 경제적 수단을 중심으로 추가 보완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경제학의 최적화 분석에 사용되는 용어 및 개념과 지구온난화 현상 관련 최신 자료 등은 각주와 글상자에서 개략적으로 부연 설명하였다. 탄소 규제의 경제학적 분석과 에너지 정책 분석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기후변화의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장․단기 저탄소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고의 출판을 기꺼이 응해주신 학현사 박세원 대표님, 윤상용 부장님, 그리고 수차례 교정작업에 도움을 준 곽태영 씨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7년 2월 저자 이명헌
ㅣ 차 례 ㅣ
CHAPTER 01 탄소의 순환과 지구온난화
1장 탄소의 순환과 지구온난화
1.탄소 순환과 이산화탄소 증가 / 2.지구온난화 현상 / 3.지구온난화 효과 / 4.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내외 동향
CHAPTER 02 지속가능한 탄소 배출
2장 지속가능한 탄소 배출
1.환경과 경제 / 2.환경경제학의 내용 및 발전 / 3.사회적 최적 수준의 탄소 배출
CHAPTER 03 탄소 규제
3장 탄소 규제
1.규제수단의 개요 / 2.코우즈 이론 / 3.탄소세 / 4.배출허용기준 설정방식
CHAPTER 04 탄소배출권 거래
4장 탄소배출권 거래
1.운영원리 / 2.미국의 배출권 거래 형태 / 3.탄소배출권 제도의 도입과 CO₂한계저감비용 측정 / 4.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및 배출권거래제도입 현황
CHAPTER 05 기후변화의 환경영향 가치평가
5장 기후변화의 환경영향 가치평가
1.환경을 고려한 비용편익분석 / 2.기후변화의 환경영향 가치평가기법
CHAPTER 06 화석에너지 시장 분석 및 유가 결정
6장 화석에너지 시장 분석 및 유가 결정
1.OPEC 체제와 유가 결정 모형 / 2.유가 동향 및 변화요인 분석 / 3.셰일가스 경제학
CHAPTER 07 신재생에너지와 대체가능성
7장 신재생에너지와 대체가능성
1.신재생에너지 시장 국제동향 / 2.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 3.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현황 / 4.신재생에너지의 대체가능성 측정
CHAPTER 08 원전딜레마
8장 원전딜레마
1.원저의 양면성 / 2.원전사고 외부비용 / 3.주요 국가의 원전 정책 및 동향
■ 이 명 헌
연세대학교 공학사, 경제학석사
미국 뉴욕 Stony Brook 주립대학 경제학석사
미국 University of Washington 경제학박사
계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현재,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