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을 다시 생각한다.
워라밸(Work Life Balance)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 시대의 키워드가 되었다. 삶이 생계를 위해 직장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가치와 자아를 추구한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다수 성인들에게 일(Work)은 삶(Life)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좋던 싫던 일을 떼어내고 삶을 논하기는 어렵다. 그런 면에서 일과 삶을 대비시키고 있는 워라밸은 필자에게 잘못된 용어로 느껴진다. 삶에서 재미와 휴식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지만 당장의 편안함을 멀리하고 고됨을 감수하는 것은 삶의 중요한 지혜이다. 잘 알려진 마시멜로 실험을 생각해 보자.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이 마시멜로를 먹지 않으면 상으로 한 개를 더 줄게”라고 말해준다. 이때 참지 못하고 바로 마시멜로를 먹어버렸던 아이들은 참아냈던 아이들에 비해 나중에 학업 성취도가 나빴고 어른이 되어 약물중독, 사회 부적응 등의 문제를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워라밸이 명쾌한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진정한 삶(Life)에 대한 성찰 없이는 아무 의미 없는 용어일 뿐이다. 즐거움과 재미 또한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것이지만 그것을 목적으로 삼고 일을 수 단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내 삶의 대부분을 채우는 일이라는 것을 견뎌내야만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행복할 수 있을까? 사실 라이프는 일에 가깝고 때로 찾아오는 휴식은 일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즐거움일 뿐이다. 물론 필자가 말하는 일은 생계를 위한 직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의미를 주는 움직임들을 말한다. 짧은 재미와 편안함과는 달리 뒤돌아보아 의미 있는 무엇인가가 내 삶을 채워줘야만 우리는 진정한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그 의미는 다양한 것이 될 수 있다. 아끼고 보살펴야만 하는 대상일 수도, 도전 속에서 느끼는 발전감, 성취감일 수도, 같은 목적을 향해 노력하는 동료들일 수도 있다. 개인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각자의 선택이면 된다. 그렇지만 단지 즐거움을 찾아서 행복할 수는 없으며, 의미를 찾아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라이프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자는 의미로 쓰였다.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행복은 어떻게 얻어지는가? 정도의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차례
1부. 의미에 대한 성찰
1. 일은 돈을 위한 수단이다
2. 삶이 힘들다 : 재미 or 의미
3. 의미의 정당성 : 욕심 vs. 원(願)
4. 인생은 타인과의 경쟁
5. 의미 찾기 vs. 의미 부여하기
2부. 의미 찾기
1. 함께하기
1) ‘쿨함’에 목숨을 건다
2) 손해 보기 싫다
3) SNS 친구가 소중하다
4) 의무로 엮인 관계
5) 봉사하기
2. 성공하기
1) 세상이 바뀌고 있다
2) 나는 두렵다
3) 나는 잘하는 것이 없다
4) 나는 끈기가 없다
5) 성공 다시 생각해보기
3. 사회 변혁
1) 사회적 의미 찾기
2) 무엇이 옳은지 혼란스럽다
3) 다들 똑같다
4) 그들은 틀렸다
5) 나 살기 바쁘다
4. 진리 추구
송재도
저자는 현재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연구·강의하고 있다.학부에서 박사과정 까지를 KAIST 경영공학과에서 마쳤으며, 석사와 박사과정에서는 미시경제학을 주로 공부하였다. 박사과정 이후 SK텔레콤 및 동양미래대학에서 근무하면서 주된 관심분야가 가격이론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으로 옮아갔다. 경제학과 마케팅의 영역을 오가는 과정에서 기업세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이슈들이 궁극적으로 경제운영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교양도서로는 2017년 「마케팅 지배사회」를 출간한 바 있으며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 진흥원으로부터 ‘세종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